익명의 변명

편견과 단견 2007/03/03 16:00 | 글쓴이: 너바나나

블로그를 돌아 댕기다 보면 익명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들을 많이 보게 된다. 그렇다! 많은 찌질이들이 익명을 사용한다. 물론, 자기 홈페이지까지 밝히고 더 찌찔 거리는 아해들도 많지만, 주로 익명이 많을 것이다. 그 유명한 지나가다 또는 지나가는 이에게 많이 당했던 사람들일 것이다. 상황이 이러니 그렇게 부정적인 의견이 많은 것이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그러나 익명이라는, 단지 그 이유만으로 오히려 익명에게 과도한 제재와 폭력을 행사하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익명이 주장하는 내용과는 관계없이 익명은 모두 무시하고 심지어는 그냥 삭제해 버린다. 또는 본인을 떳떳이 밝히라고 주문을 한다.
뭘 어떻게 밝히라는건가? 알량한 블로그 주소 하나 넣으면 되는가? 아님 그 실체가 모호한 인터넷상의 닉네임을 밝히면 되는가?  설마 블로그 하나 운영하는 게 자신을 떳떳이 밝히고 있는 거라 생각하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대부분은 익명을 기반으로 활동한다. 자기 이름을 밝히고 주민등록을 까고 사용하는 사람이 있는지? 거의 모든 사람이 가상의 이름과 신분으로 활동한다. 그러므로 필명이나 닉네임은 특정 커뮤니티에서나 어느 정도 의미가 있을지 몰라도 그것 역시 익명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된다.
익명 바탕이 아니라면 과연 인터넷의 공간은 지금처럼 활발할 수 있을까? 이곳은 익명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이는 자기 자신을 숨기며 비겁한 짓을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인터넷이란 공간은 순식간에 모든 것이 이슈가 되어버린다. 자신의 모든 것이 까발려져 버려 사생활을 심각하게 침해 받게 되고, 이른바 마녀사냥이라고 불리는 과도한 비난에 쉽게 노출이 된다. 이런 공간에서 자기의 일거수일투족을 밝히며 지낸다면 과연 얼마나 자유로운 사고와 행동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물론 익명이기에 보다 심한 비판과 비판이 아닌 단순한 비난을 행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비판이 어디 쉬운 일인가? 아무리 좋게 비판을 한다하더라도 비판을 받는 상대의 마음은 그것이 아닐 것이다. 이런 관계의 악화를 불러올 수 있는 비판을 서로 터 놓고 할 수 있긴 어렵다. 어느정도 관계의 악화까지 염두해둬야 할 것이며 때론 심각한 불이익과 제재를 받을 각오를 해야할 것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면 원래 의도와는 다른 두루뭉술한 얘기와 겉만 살짝 긁는 수준의  이도 저도 아닌 상황으로 간다. 온건히 남은 비판을 하기란 쉽지가 않다.

익명이라는 이름을 단순히 배설자 취급하고 무시하는 것이야말로, 단순히 권위주의를 내세우며 본인에게 피와 살이 되는 비판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짓이며, 익명이라는 굴레를 씌워 익명에게 폭력과 배설을 하는 행위라 할 수 있겠다. 이곳에선 이름 따윈 중요하지 않다 그 내용만이 중요할 뿐이다.
단순한 배설 덩어리로 보이는 디시가 즐거움이 될 수 있고 유용한 정보가 되는 곳이 이 공간이 아닌가 싶다. 모래사장에서 보석을 찾는 것이야말로 웹이란 공간을 돌아다니는 즐거움이며 그래서 가치가 있는 것일 것이다.

여하튼 블로그 댓글에 홈페이지를 입력하고, 닉네임을 입력하며 하는 얘기와 지나가는 이로 하는 얘기 사이에 무슨 큰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2007/03/03 16:00 2007/03/0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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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랙백 4, 댓글 9 안 늦였심다 한마디 하세유~ (지나가다님 환영! 악플 반사!!)
    1. 와니 2007/03/04 00:43 댓글 수정/삭제

      물론 익명이라고 다 그런건 아니지만,
      대부분 악플쓰는 사람은 꼭 익명이기에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것 같네요.

      욕먹을만한 얘기만 꼭 익명들로해서
      자기만 배설하고 상대의견은 안듣겠다는
      그런 태도가 문제라고나 할까요..

      사실 요즘 블로그나 홈페이지,
      혹 어떤 온라인 사이트의 아이디 하나 없는 분은 없으니..

        너바나나 2007/03/04 01:10 수정/삭제

        네. 익명으로 악플이 많이 달리니 그런 경향이 있습죠. 근디 익명의 악플 못지 않는 글을 블로그에 올리는 사람들도 있고, 익명이라고 특별한 제재를 주거나 색안경 끼고 볼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요. 중요한 것은 내용이 아닐까 라고 생각합니다.

    2. 민노씨 2007/03/04 01:18 댓글 수정/삭제

      익명이든 닉이든 그 발언의 내용(책임)이 본질요소라는 점에는 저도 기꺼이 동의합니다.
      다만 물적 '조건'에 있어선 여전히 불평등이 존재하는 것 같아요.
      가령 최소한의 필요적 요건, 나를 비평한, 혹은 오해한 것으로 나는 믿고 있는, 그 누군가에게 다시 내 말을 '전하고' 싶을 때.. 그가 익명이라면, 다소 허무해진달까.. 그런게 있지 않나 싶어요.

      저도 그런데 익명에 대한 감수성은 요전에 썼던 [비판의 조건] 때 보다는 꽤 누그러졌달까.. ^ ^;
      그렇긴 합니다.

      : )

      p.s.

      제 부족한 글도 트랙백 보냅니다.

        너바나나 2007/03/04 01:50 수정/삭제

        아무래도 그런면은 있습죠! 미천한 잡생각에 항시 트랙백 걸어주셔서 덕분에 좋은 생각을 많이 하게 되구만요~

    3. 민노씨 2007/03/04 01:54 댓글 수정/삭제

      제 옛날 글(이 글을 트랙백 보내주신 그 글이요)을 트랙백 보낸다는 의미였는데요. ^ ^;
      제가 요즘 머리도 둔하고.. 컨디션이 그다지 좋지 못해서..
      그리고 '우리'들이(물귀신 작전?) 좀 게으잖아요, 원래. ^ ^;

      앞으론 새삥한 새글로 트랙백 보낼 수 있도록 조금은 부지런해져야겠습니다.

      : )

        너바나나 2007/03/04 02:37 수정/삭제

        제 블로그의 트랙백의 다수가 민노씨께서 보내주고 계시구만요! 옛글이건 새글이건 다 좋은 글이라서 급환영입니다!

    4. 민노씨 2007/03/04 08:13 댓글 수정/삭제

      환영 고맙습니다. : )
      딱히 관련이 있을까 싶지만, 약간은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새글 트랙백 보냅니다.

      ^ ^

    5. 잡넘 2007/03/14 08:24 댓글 수정/삭제

      익명성키워드로 랜덤타고 왓습니다.
      트랙백 하나 보내도 될려나요? 맘에안드시믄 짤라삐리셔도 됨다 ^^

      ps 근데 보니 민노씨도 있네요. ㅋㅋㅋㅋ 역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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