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날인 제도

글쓴이: 너바나나   
글쓴곳: 달 팽 이 | 2008/12/10 23:34

지문날인이라는 제도 때문에 주민등록증 발급을 안 받았다.

이 일로 인해 불편한 생활이 시작됐다. 은행을 갈 때나 또는 증명서를 발급 받을 때마다 입씨름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공무원이라는 사람들은 남을 가르치겠다고  들기 때문에 피곤하다. 은행에서는 내가 손님이기 때문에 함부로(?) 대하지는 않지만 관공서는 내가 필요해서 가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피곤할 때가 한두 번 아니다. 다행이 운전면허증이 있어 대체할 수단이 있기 때문에 아예 없는 사람보단 낫긴 하지만 말이다.

어제 조카가 교통카드를 잃어버렸다고 해서 은행에 다시 만들려고 갔다. 직원이 학생카드는 신분증이 있어야 한단다. 내가 아이 고모이니 그 보다 더 확실한 보증이 어디 있나 했다. 그 직원은 주민등록등본이나 학생증이 꼭 있어야 한다고 한다. 바로 옆이 구청이니 주민등록등본을 발급 받아오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아니 돈 들고 시간 들고 왜 그렇게 하느냐 그리고 이거 학생용인데 이걸 내가 부정발급해서 뭔 득을 볼 것이라고 이러겠느냐 이 카드는 어른들이 쓰고 싶어도 쓸 수 없는 거 당신이 잘 알지 않느냐 그러니 주민등록등본을 발급 받을 거는 뭐 있나 그냥 만들어 달라. 우린 규정대로 할 테니 그리 아시오 한다.

짜증이 일어난다. 이런 사소하기 짝이 없는 일에는 규정 들이대고 죄를 14번이나 진 사람은 잘 살고......, 혼자 구시렁거렸더니 옆 사람까지 나를 이상한 사람 취급한다. 감정이 상한다. 알았다고 하면서 그냥 나왔다.

그러다 할 수 없어 다시 만들러 갔다. 이번엔 구청에 들어가서 등본을 떼려고 하니 으레 하는 소리인 주민증 발급 안 받은 이야기를 물고 늘어진다. 실강이가 벌어졌다. 난 당신 사설을 들으러 온 것이 아니다. 그러니 과잉친절 베풀지 말고 당신 일이나 똑바로 해라라고, 목소리가 높아지니 주위 시선이 다 모인다. 왜 이리 피곤하지. 열 받는다.

주민증이 없는 나라도 많다. 설령 있다고 해도 지문날인까지 하는 나라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예전에 재일동포 지문날인이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수십 년 전 이야기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전 국민을 상대로 이 짓거리를 하고 있으니 인권이니 뭐니 하는 고상한 말을 들이 될 것 없이 상당히 사람을 피곤하게 한다.

온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고 이걸 다스리겠다는 독재적 발상을 버리지 못하는 한 우리에게 인권이고 행복이고 뭐고 간에 없다. 이런 음흉한 발상을 당연하다고 여기다 보면 이 보다 더한 어떤 일이 우리를 옭아맬지 알 수 없는 일 아닌가.  전자여권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 듯이......,

특히나 정보화 사회가 출현하면서 개인 정보와 인권이 마구 침해당하는 사회에서는 더더욱 없애버려야 할 독재 잔재일 것이다. 아무 쓸모도 없는 제도를 고집하는 국가,  여기에 별 문제없이 동조하는 일이 빈번하다 보면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가 되지는 않을까, 기우이길 빈다.

그나마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행동하는 사람이 있어 고마운 일이다. 진보넷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메일이나 블로그를 이용하면서 배너도 달고 실제 행동에 참여하기도 하여 나름대로 제 역할을 하여 애쓰고 있어 희망으로 보인다. 이리하여 국가기관이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민주정부가 오기를 빈다.


2008/12/10 23:34 2008/12/10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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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민노씨의 생각
      minoci's me2DAY으로부터 엮인글 2008/12/17 01:46 삭제

      지문날인이라는 제도 때문에 주민등록증 발급을 안 받았다. (아홉그루) : 가끔은 그 주민증에 표시된 생년월일과 성차(1/2)표시가 '대한민국'이라는 공장에서 태어난 '상품'으로서의 내 제조일이

    엮인글 1, 댓글 12 안 늦였심다 한마디 하세유~ (지나가다님 환영! 욕플 반사!)
    1. 너바나나 2008/12/25 17:47 댓글 수정/삭제

      남자는1 여자는2 참으로 짜증이 아니날 수 없구만요. 이건 뭐 사람이 디지털 세계에서 0,1로 구분되는 데이터도 아니고 거참..

      진보넷에서 '주민등록제도 이제는 바꾸자!'라는 배너를 배포하고 있더만요. 그래서 우리 블로그에도 언능 적용을 했는디 이삔가요?

      추신수: 우측 상단에 보이는 저 배너를 혹시 달고 싶은 분은 눌러서 가보세유~
      http://act.jinbo.net/wiki/index.php/%ec ··· 5a0%2595

        아홉그루 2008/12/11 22:27 수정/삭제

        예로부터 지배층은 어떡하든지 사람을 관리하려 듭니다.
        한마디로 하자면 "전부 내 손안에 있다" 이거지요. 그들에게 인권이라는 말은 피곤하고 짜증나는 일일 뿐일 겁니다. 피지배층이 손해를 봤다고 여기면 그게 바로 자신들 이익으로 여기는 집단 아닙니까. 그러니 이런 비인간적인 제도는 깨부수는 수밖에는 없습니다.

    2. 띠용 2008/12/11 00:36 댓글 수정/삭제

      행정가 혹은 정치가들이 항상 하는 말이 '국민을 섬기겠습니다~'라는건데, 막상 당선되고 나선 국민을 업신여기는 경향이 크더라구요. 우리나라의 대통령이라는 사람부터 미국의 대통령 보고 '표 얻을려면 무슨 말을 못하는가'라는 말을 공식석상에서 할 정도면 참..-_-;

      우리나라가 주민등록증 없이도 잘 살 수 있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어요.ㅠㅠ

        아홉그루 2008/12/11 22:23 수정/삭제

        우리가 착각을 하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만인은 평등하다는 이런 요상한 말이 아닐까 여겨집니다. 인간은 다 자기 능력대로 살아가는 거지 누가 어떻게 해 주는 게 아니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지금, 이나마 살고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세력관계 절충점일 뿐입니다. 약자들이 단결하여 제 몫을 그나마 찾고 있는 것이고 지배층은 지배층대로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을 뿐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옳고 그르다가 없습니다. 서로 간에 절충점이 지금 이 상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연법이 이런 것이 아닐까요.

    3. camino 2008/12/11 01:34 댓글 수정/삭제

      저도 같은 이유로 주민등록증을 만들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저는 면허증을 대신 사용해서 겪으신 것 같은 불편은 별로 경험하지 않았지만 말입니다. 동감할 이야기에 반가워 인사 남깁니다.
      말도 안되는 일이라는 사실이 보다 많은 이들에게 상식이 되면 나아지겠지요. 배너도 달고 싶은데 서비스형 블로그를 쓰는 탓에 못 씁니다.

        아홉그루 2008/12/11 22:18 수정/삭제

        주민증을 안 만드신 분을 만나 반갑습니다.(이게 반가워해야 할 일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런 것들이 상식이 되는 일이 상식이 되면......, 이 구절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성질이 무지 급해서 소리 마구 지르는 열 잘 받는 사람이어서 그런지 소란(?)을 피울 일이 많더군요. 이번을 기회로 조급한 성질머리를 고처 볼 작정입니다. 하신 말씀처럼 이런 식에 주민증 안 만드는 일이 상식이 되길 바랍니다.

    4. nooe 2008/12/15 07:26 댓글 수정/삭제

      저도 지문 돌려받고 싶네요.

        아홉그루 2008/12/16 01:33 수정/삭제

        지문을 돌려달라고 할 만큼 그리 심각할 것은 없습니다. 개념 가치에 있어 옳고 그른 것은 어디에도 없으니까요. 지문을 찍는 행위가 어찌 보면 더 민주시민에 가까운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알고도 찍었다면 문제는 달라지겠지만요.

    5. 민노씨 2008/12/17 01:43 댓글 수정/삭제

      무쟈게 공감합니다.
      위에 너바님께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여자는 2. 남자는 1... 이런 성차에 대한 구별부터 생년월일을 무슨 '상품제조년일'처럼 노골적으로 번호로 표시하는 일도 정말 짜증이 나죠...

      이제 우리나라도 국가주의적 통제주의적 사고에서 좀 벗어날 때가 왔다고 봅니다.
      주민증제도의 효용이 분명히 없지 않겠습디만, 이제 시민 개개인의 프라이버시라는 가치를 좀더 무겁게 생각해야 할 시기가 아닌가 싶어요.

      최소한 단계적으로 성별과 제조년일을 표시하는 그런 '상품취급'하는 번호체계라도 사라졌으면 싶네요..

        아홉그루 2008/12/20 21:53 수정/삭제

        주민증 제도에 관해서 아직은 많은 사람들은 아니지만 개인들이 조금씩 문제점에 대해 인식을 하고 있나 봅니다. 인권이나 통제, 민주 등등 이런 단어들이 나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겠지요.

        단체나 개인들이 자꾸 떠들고 귀찮게 하니까 마지못해서 정부에서는 주민증 자체는 없애지 못해도 대체할 다른 수단을 강구한다고 하는 말은 들은 것 같은데 정부 속성상 그게 어디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일은 아니고 그럴 의지도 없을 겁니다.

        국가가 해주기를 기다리기 전에 시민들이 쟁취하여 이루어 낼 수밖에 없을 겁니다.

    6. 죠커 2009/01/15 15:05 댓글 수정/삭제

      요즘엔 주민등록증이 면허증을 발급하기 위한 선 조건이 되었다는 말이 있더군요. 갈 수록 살기 어려워지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홉그루 2009/01/15 23:24 수정/삭제

        만약 주민증이 면허증을 발급하기 위한 선 조건 이라면 이거는 주민증 제도에 악을 하나 더 추가하는 경우군요.

        별 실용성도 없는 통제 수단을 만들어 없애지 않더니 도리어 민주화에 역행하는 뻘짓을 하고 있군요. 진보단체들과 인권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으니 앞으로 없어지리라 막연히 기대하고 있습니다.(지금 나라 돌아가는 꼬라지를 보자면 가능성은 점점 더 희박해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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