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인이라는 말이 있다. 폐인(廢人)은 원래 '아무것도 못할 정도로 망가진 사람'이라는 뜻으로 쓰였으나, 최근에는 컴퓨터와 인터넷과 관련된 취미, 커뮤니티, 온라인 게임, 일, 기타 등등에 대해 극단적으로 심취한 사람을 이르는 말로도 쓰인다. 별로 좋은 말은 아니다.
폐인 종류에는 여러 가지를 갖다 붙여 말을 만들 수 있지만 마라톤 폐인이라는 말도 있다. 처음엔 건강을 위해 달리기를 시작했다가 욕심이 지나쳐 몸을 망치는 줄 알면서 완주를 위해 달린다. 그러다 보면 기록이 욕심이 난다. 아마추어 꿈의 기록이라는 3시간대를 위해 죽을힘을 다해 달린다. 그러다 보면 운동화는 어디 상표가 좋고 바지는 어디 제품이 좋고 시계, 그리고 위치를 알려주는 네비게이션, 달리기를 위한 음식조절, 하루가 온통 마라톤으로 시작해서 마라톤으로 끝난다.
우리 작업실에도 마라톤에 맛을 들인 게 아니고 마라톤에 미쳐 사는 마라톤 폐인이 있다. 아침에 출근하면 동호회 홈피에 들어가 전날 달린 결과를 올리고 다른 사람들이 올린 글을 보고 동호회 사람들과 전화질(?)을 하면서 의견을 교환한다. 모든 관심은 오직 마라톤에 가 있다. 전국에 벌어지는 마라톤 경기 일정과 몸 상태에 관해 어느 대회를 출전해야 할 것인지로 머릿속은 가득 차 있다. 내가 보기에 지금까지 일기를 전혀 적지 않는 사람으로 보이는데 마라톤 일지란 것을 만들어 어제 몇 킬로미터를 뛰었고 이번 주 목표는 몇 킬로미터인데 달성할 수 있는지 빼곡히 적고 있다. 이것만이 아니다. 술은 일주일에 몇 잔을 넘어면 안 되고 쉬는 날이 몇 일을 더 가면 안 되고 어느 동호회에 보니까 이런 방식을 하는데 나도 이래야 겠다는 등등......,
내가 이 사람을 보면서 당신이야말로 진정한 마라톤 폐인이라고 부를 만 하다고 말하면 그 사람 말이 저는 아직 동호인들 중에서는 그다지 마라톤에 빠진 사람이 아닙니다. 아직 열정이 많이 부족한 사람입니다 한다. 동호인들이 모여 일주일에 몇 번은 같이 뛴다. 다른 모임이나 집안일에는 건성이지만 이 모임에 빠지는 일은 거의 못 봤으니 폐인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무엇이 이 사람을 이렇게 미치도록 하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당연히 마라톤 자체에 매력이 있을 것이다. 몸이 힘들다고 하면서도 간에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멈추지 못하는 매력이 있다는 뜻이다. 몇 백 미터만 달리면 숨이 차서 헥헥 거리는 나야 죽었다 깨어나도 알 수 없는 그 무엇이 있을 것이다.
물론 몸 건강하려고 시작한 운동이 수단과 방법이 도치됐지만 말이다. 자기가 좋아서 하면 아무리 고통이 따라도 할 수 있지만 평양감사도 저 하기 싫으면 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살면서 저렇게 하나 빠져볼 꺼리가 있다는 것도 행복한 일이겠다는 생각도 든다. 설령 그게 자기를 해치는 것일지라도......,














다른 사람들이 저를 볼 때 '넌 축구가 왜그렇게 좋니?'라고 말하지만, 전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예요'라고 말한답니다.ㅋㅋ
뭔가를 좋아하는데 딱히 뭐라고 꼬집어 말할 수는 없을것 같아요. 연애든 어떤것이든 말이죠.헤헷
쓰신 글을 읽고 보니까 전 다른건 몰라도 좋아하는거 하나는 확실히 얻어낸듯하네요.^^;
한 가지 죽도록 좋아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지 저는 아직 모릅니다. 그토록 좋아하는 취미 또는 취향이 없는 무미건조한 삶을 보내고 있는 중이니까요. 그렇지만 남이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것은 봤습니다. 얼마나 행복해 보이던지(실제와 3자가 보는 것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남들이 축구를 그렇게 좋아하느냐고 묻는 걸로 봐서는 무지 좋아하시는 모양입니다. 다만 본인은 남과 다르게 생각을 하고 있지만......., 욕심이 많다 보니 저런 인식과 실제가 다를 수 있겠지요.
하고 싶은 거 즐기고 싶은 거 많이 즐겨 풍요로운 삶이 됐으면 합니다.
=> 욕심이 지나쳐 몸을 망치는 줄 알면서 완주를 위해 달린다
몸도 안 되면서 10Km 이상 달리던 누가 생각이 드네요. 폐인이라고 바라보는 기준도 참 다양한 듯싶어요. 나같은 사람이 보기엔 폐인이라고 부르는 그 사람도 폐인같지 보이는디.. 상대적이근영.
암튼 맨날 울고 몸 상하면서까지 나에게 푹 빠져있는 것도 좋다는 말을 저도 하고 싶네요.
맞습니다. 관점이란 말 자체갸 상대적이 듯이 사람을 바라보는 점도 또한......,
폐인이란 말은 적극적이고 능동적이다는 뜻의 다른 말 아닐까요?
그렇다고 무조건 긍적적으로만 보이지는 않습니다만......,
살면서 뭐 하나에 제대로 빠지긴 했는데 그게 몸을 많이 해치더군요 <- 술.....(먼산)
갑자기 연탄의 절규가 환청으로 들립니다.
열정이나 정열 뭐 그런 단어가 저만치 떠내려 가고있습니다.
제대로 빠지셨군요.
참고로 저는 주종을 안 가리고 시간도 안 가립니다.
그리고 실수 말고는 아직 멀쩡합니다.
넘 오래 살까 봐 걱정이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