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

글쓴이: 아홉그루   
글쓴곳: 달 팽 이 | 2009/12/15 21:45

핍박기

연인이라는 관계는 묘한 사이이다. 촌수로 따지자면 무촌이라고들 한다.(그건 부부인가? ㅎㅎ) 연인사이는 허물없이 지낼 수 있어 좋지만 남들이 보는 것처럼 마냥 좋은 관계일 수만은 없다. 사람이란 동물은 둘 이상만 되면 갈등이 생긴다. 서로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다 보니 이해득실이 생기고 남이 하는 행동이 거슬리기 마련이다. 나도 서방님이 있다. 서방님이 있어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 장점을 적자면 일단 이야기할 상대가 있다는 것이다. 내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헤아리는 점은 단연코 첫째가는 장점이다. 모르는 것을 물을 때도 좋고 여러모로 아쉬울 때 서방님이 있어 도움도 되고 위안도 준다. 그렇지만 이런 몇 가지 자질구레한 점을 빼고 나면 온통 단점만 남는다. 사람을 갈군다고 해야하나, 서방님이 전형적인 그런 류다. 끊임없는 잔소리와 요구 그리고 감시로 인해  숨 쉴 틈을 안 준다. 내가 한 마디 하려고 하면 선천적으로 말이 느리고 게다가 뛰어나지 못한 점도 있지만 틈을 안 준다. 그리고 한 마디 한다. 어디 감히 서방님 앞에서......,

서방님이란 사람은 사랑하는 여인을 구한 것이 아니고 시녀를 구한 느낌이 든다. 처음엔 내가 눈이 멀고 귀가 멀어 느끼지 못했지만 계획적으로 시녀를 두기위한 위장이 아니었나 의심을 해본다. 하나에서 열까지 나를 종 다루듯이 한다. 이래라 저래라. 내가하면 로맨스고 남이하면 불륜이 그런 사고다.

그리고 심각한 왕자병이 있다는 사실이다. 세상 중심은 서방님이고 심지어는 하늘에 뜨는 해도 자기를 위해 뜨는 것이고 계절이 바뀌는 것도 자기를 위해 바뀐다고 굳게 믿고 사는 사람이다. 술을 한 잔 하는 것도 눈치를 봐야하고(눈치가 아이고 허락이다-내 술 내가 먹는데 왜 허락을 받아야하는지......,) 작업실에 있느라 전화를 못받으면 그날은 반 죽는 날이 되어버렸다. 나도 집에서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부모님 오빠들에게는 귀하디귀한 아이로 자랐는데 어찌 이리 심하게 망가진 대접을 받는지 지하에 계신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아신다면 한숨으로 인해 지구에 구멍이 나리라.

그럼 서방님은 위너고 나는 루저란 말인가? 남들이 보기엔 전혀 그렇게 보이진 않을 것이다. “저 커플 남자가 돈이 매우 많은 모양이군” 이런 말들이 남들 입에서 나오리라 나는 확신하고 있다. 이런 사실을 서방님이 안다면 입에 거품을 물고 넘어가겠지만......,(메롱)

지금 서방님은 남들 앞에 내가 시녀취급 받는다는 사실을 눈치 채게 하는 것마저도 못하게 갈구고 있는데 왜 내가 서방님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지 도저히 그 이유를 모르겠다. 내가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 서방님에게 잘못한 것도 없고 열심히 살고 있는데 말이다.

서방님은 맨날 자기자랑과 심하게 부풀려진 자신감 거기다 과대망상으로 살아가는 어찌 보면 가련한 남자이다. 내가 아니면 누가 서방님을 사랑해주겠는가? 이런 생각이 들면 내가 전생 업보를 갚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되면 후생에는 반대 경우가 되겠지. 그때 나도 서방님을 마음 놓고 실컷 갈구어 주리라. 지금 내 마음은 딱 하나다. 나 하나 조용하면 우리 관계가 평온해지는데 별스럽게 따져 서방님 심기를 불편하게 할 것 없다는 주의다. 이런 마음이 오늘에 서방님을 만든 것은 아닌지 반성 아닌 반성을 해본다.

2009/12/15 21:45 2009/12/15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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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너바나나 2009/12/15 21:41 댓글 수정/삭제

      =>술을 한 잔 하는 것도 눈치를 봐야하고(눈치가 아이고 허락이다-내 술 내가 먹는데 왜 허락을 받아야하는지......,) 작업실에 있느라 전화를 못받으면 그날은 반 죽는 날이 되어버렸다.

      언제 눈치를 보고! 그래서 술 못 마신 적 있나요? 맨날 밖이고 집이고 술만 마시니 몸 생각해서 자제하란 얘기죠.

      전화해서 벨 2번 울리기 전에 안 받으면 바로 끊고 난리치면서 자긴 내 전화 받은 적을 손에 꼽겠구만. 50번하면 1번도 거의 안 받구선 무신. 툭하면 문자 한통 없이 며칠씩 전화도 안 받고 잠수 탄다는 얘길도해야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범하게 넘기잖아. 정말 의심 많은 남자 같았으면 바람 피운다고 흥신소에라도 부탁했을 판일 듯.

      내가 첨부터 잘못을 했어. 난 쪼매난 맘에 안 들면 삐지면서 자긴 멋대로 하고 말여. 내가 우짜자고 뭘해도 이쁘다고 했는지.. 뭐 그땐 진짜 이쁘기도 했지만 콩깍지가 심하게 씌웠으니.. 벗고 보니 공주가 아니라 시녀가 맞네!!
      시녀라고 본인도 인정했으니 앞으론 진짜 시녀같이 부려먹을테니 기대혀! 언능 와서 발 주물러라~~

    2. 너바나나 2009/12/15 21:50 댓글 수정/삭제

      근디 뭘 반성한 거에유? 나한테 너무 잘해줘서 반성한다는 것인가!! 반성이 아니라 자기가 엄청 잘해준 듯이 자랑질하는 거구만!!

    3. 너바나나 2009/12/15 21:55 댓글 수정/삭제

      부족해!! 더 사랑하길~

    4. 띠용 2009/12/15 22:00 댓글 수정/삭제

      아니 이 왠 깨볶는 댓글들이랍니까?+_+ㅋㅋㅋ

        아홉그루 2009/12/15 22:07 수정/삭제

        며칠후면 제가 일본 출장을 가야 하는데, 이렇게라도 안되는 애교행각을 벌여야 무사히 다녀올 수 있으니 별 수 없답니다. 안그럼 아예 보내주질 않겠다고 협박이니 말이죠.ㅠㅠ

    5. 너바나나 2009/12/15 22:07 댓글 수정/삭제

      아니 출장가는 거랑 이런 글이랑 뭔 상관인지!! 당최 말이 되는 얘길하세요~

    6. 너바나나 2009/12/15 22:20 댓글 수정/삭제

      오냐!! 앞으로도 쭈욱~~~ 그런 태도를 견지하고 진정한 시녀의 자세로 거듭나길

    7. 짜로 2009/12/17 10:13 댓글 수정/삭제

      에이...이래서 제가 여기 안와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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