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낸 문자

글쓴이: 아홉그루   
글쓴곳: 달 팽 이 | 2010/01/05 19:51

요즘은 인사도 문자로 하는 시대가 됐다. 연말이나 연시가 되면 문자가 날아 돌아다닌다. 새해에는 건강, 행복, 사랑, 부자, 어쩌고저쩌고 대부분 이런 문자다. 처음 받을 때는 몰랐는데 나중에 자꾸 오니 식상한 느낌이 든다. 뭔가 중요한 것인가 하고 열어보면 한결같은 건전하고 무미건조한 올바른 내용들이다.

이런 것을 자꾸 받다가 나도 한 번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결혼 한 친구들만 골라 번호를 열어놓고 나도 한 방 날렸다. 조금 있으니 반응이 바로 온다. 전화기가 부르르 떨면서 나를 찾는다. 혹시 문자 보내신 분 맞나요? 예 제가 보냈습니다. 누구 시지요? ***이라고 합니다. 뭐 ** 너?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 영 못 쓰겠네? 지금 누구 죽이려고 하는 거야? 아님 가정 파탄 내려는 거야? 핏대를 올려 마구 나를 공격한다. 웃으며 열심히 듣고 있으니 혼자 열 내기가 싱거웠는지 일단 문자 보내줘서 고맙다고 말하더니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를 하고 웃으면서 전화를 끊는다. 이런 전화를 서너 통 받고 문자로도 항의가 몇 통 들어왔다. 그리고 몇 통 안 되지만 너도 잘 보내라는 격려성(?) 문자도 들어왔다.

그리고 며칠 전 문자를 받은 몇 친구들과 술을 한 잔 하게 됐는데 그 중 한 친구는 여러 사람 문자는 기억에 하나도 없지만 네가 보낸 문자가 기억에 남는 가장 인상적이고 훌륭한 문자였다고 술을 한 잔 더 준다. 유쾌하게 술을 마셨다. 막상 만나 이야기를 해보면 이해가 가지만 문자로 받은 내용은 아주 마음에 안 든 친구들이 꽤나 있는 모양이다. 옹졸한 녀석들 같으니라고. 그럼 도대체 문자 내용이 뭐였나 하면......, “올해는 술 왕창 마시고 연애질 실컷 즐기는 아름다운 한 해가 되기 바랍니다”

2010/01/05 19:51 2010/01/05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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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너바나나 2010/01/05 20:54 댓글 수정/삭제

      역시 악취미근영!!
      올해 지발 술 좀 덜 마시고 연애질만 실컷 즐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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